안녕하세요?
대안가정운동본부 사무국장 김명희 입니다.

지난 8월 6일, 다혜가 우리가정으로 왔습니다.
그동안 다혜를 보살펴온 배순균 목사님 가정은
생후 18개월이던 다혜를 맞이하여 6년 3개월동안 가족으로 함께 했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은 다혜에겐 전 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 평생 함께 하기를 원하셨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다혜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다혜는 우리 가정에서 생활하다가 새로운 그룹홈이 만들어지면 
그곳에서 자립할 때까지 성장하게 됩니다.
해맑은아이들의집이 현재 7명의 정원을 다 채운 상태라 당장은 그룹홈으로 갈 수가 없기에
친모와 친가쪽 가족들과 의논하여 최종결정하였습니다.

지난 며칠동안 우리집은 마치 이사짐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집마냥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주문한 옷장과 서랍장 중 일부가 어제 도착해서 왠만큼 정리가 되긴 했지만
아직도 거실 한켠에는 수납함들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늘어져 있습니다.
이번주에 나머지 가구가 배송되면 그때는 무얼 내다버려서라도 정리를 끝낼 참입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을 다혜와 함께 하면서 그냥 편하게 풀어지게 두고 있습니다.
2학년인 다혜와 7살인 혜성이가 친구처럼 죽이 잘 맞습니다.
좁은 집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같이 컴퓨터게임을 하다가 싸우기도 하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대고 웃다가도 금새 티격태격 소리를 질러대고,
좌우지간 눈 부릅뜨고 살펴야 할 꼬맹이 둘에 혼이 빠지고 있습니다.

다혜 옷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다혜를 보살펴온 배순균 목사님 가족을 생각했습니다.
지금 어떤 심정이실까?
보고싶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을까?
다행히 다혜를 보낸 다음날부터 일주일간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만
아무리 바쁘다 한들 솟아오르는 그리움을 어찌 삭이실지 걱정이 됩니다.
속옷과 양말은 물론 새로 장만한 듯 보이는 옷이 많아 또 마음이 쓰였습니다.

다혜는 우리 부부를 큰엄마 큰아빠라고 부릅니다.
이 호칭은 아마 평생 지속될 것입니다.
다혜가 그룹홈에 가더라도 이 관계는 지속될 것입니다.
그룹홈 아이들 모두 저를 큰엄마라고 부른답니다.

다혜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혜 자라는 모습 잘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늦었지만 오늘은 신고식 삼아 정리합니다.
에고... 아직 사진 한 장 못찍었네요.
밤이 늦었습니다.
좋은 꿈 꾸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