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이 방금 친부모님과 함께 떠났습니다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친부모님들이 오셨습니다.
하영이 엄마는 두렵고 떨린다고 하시면서 눈물이 글썽거립니다.
일단 친정으로 들어가서 함께 생활하시기로 했다네요.
하영이가 엄마 아빠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기 때문에 당분간 엄마는 일을 하지 않고 하영이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가정경제의 파탄으로 이혼에까지 치달았다가 부부가 다시 합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대안가정 엄마 아빠는 약속시간을 10분정도 지나서 도착하셨습니다.
차에서 하영이 짐을 내리는데 장난이 아닙니다.
그동안 하영이가 자라는 모습을 담은 앨범을 함께 보았습니다.
대안가정 엄마는 하영이와 헤어지는 것 때문에 병이 날 지경이었지요.
하지만 친부모님께 되돌아가는 거라 진심으로 축하해주셨습니다.

하영이의 양쪽 부모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하영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눈물겨웠습니다.
양쪽 엄마들은 내내 눈물을 글썽였고, 아빠들은 나중에 남자들끼리 대포나 한잔 하자시며 악수를 하시고 헤어졌습니다.

대안가정 엄마 아빠가 먼저 떠나셨습니다.
하영이는 혜진이 언니랑 노느라고 경쾌하게 대안가정 엄마 아빠랑 빠이 빠이를 하곤 이내 컴퓨터 앞으로 달려갑니다.
대안가정 엄마는 밖에 나와서야 눈에 눈물이 맺히십니다.

잠시 후 친부모님과 함께 짐을 싣고 차에 오르면서 하영이가 '엄마'를 찾기 시작합니다.
대안가정 엄마를 찾는 거지요.
하영이 기억에 엄마 아빠는 지금 대안가정 부모님들입니다.
하지만 친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천천히 기억을 되찾을거라 믿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적응해야만 합니다.
차안에서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울면서 애타게 '엄마'를 찾는 하영이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이    름 :	김명희
날    짜 :	2004-03-16(15:09)
방    문 :	3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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