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때 잘하시지....

어제 이모부가 애들없으니 오랫만에 강아지랑 산책을 하자고 해서 따라나섰더니 산으로 가는줄 알았는데 시장으로 갔습니다.
어디를 가도 아이들소리가 들립니다.
장난감가게앞을 지나니 정환이가 장난감 사달라고 목놓아 떼쓰던 모습이 보이고
분식집을 지나니 정규랑 긴꼬챙이 오뎅을 들고 간장을 푹 찍어먹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또 한곳은 토끼도 팔고 고양이도 파는곳이 있는데 정환이 같은 아이가 토끼에게 풀을 먹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환이도 호순이 한테 과자도 떼주고 했는데.....
어떨땐 한눈팔다가 호순이가 낼름 집어 먹은적도 있었는데.....
미치겠습니다.
어디를 봐도 아이들과 함께 했던 기억밖에 없으니....
길가에 팔고 있는 선인장을 봐도 아이들 얼굴로 보이고 예쁜 꽃나무를 봐도 아이들이 웃고있는것처럼 보입니다.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자고 합니다.
그러더니 힘이드는지 소주를 한잔하고 가자고 합니다.
술을 앞에두고도 정규정환이 얘기만 합니다.
같이 있을땐 토닥토닥 애들하고 말싸움도 잘하더니 이젠 보고싶다고 저럽니다.
그래도 우리집처럼 갇힌 공간에서 자라는것보다 탁트인 큰형아네집이 훨씬 나으니까
더 잘된거예요 엄마도 볼수있고...
괜찮아요 괜찮아...하면서 위로해주었답니다.
돌아오면서 도저히 못가겠다고 커피한잔 뽑아먹고 쉬었다 가자고 합니다.
전 그래서 걷느라고 힘이 들어서 그러는줄 알았는데....
이남자 커피마시며 울고있는 겁니다.

이    름 :	이모
날    짜 :	2004-05-20(13:18)
방    문 :	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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