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동진이의 대화 - 둘

하나.
일전에 집 근처에 있는 자연과학고등학교로 산책겸 봄나물 구경을 갔다.(두 사람만)
방학에다 날씨가 약간 쌀쌀한지라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침 저쪽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오다가 이쪽을 보고는 돌아가 버렸다.
무심결에 집사람이 한마디 했다.
"저 사람은 이모가 무서운가보네. 그냥 가버리게.."
곧장 튀어나온 동진이의 말
"산돼지도 도망가는데 사람이 어떻게 도망을 안가겠어요."
--산돼지는 청도에 도토리 주우러 갔다가 집사람이랑 딱 마주쳤는데
둘다 놀랐다고 가을에 해준 이야기였음.

둘.
그제께 밤부터 동진이가 열나고 기침을 해서 급기야 어제는 결석을 헀다.
그래서 병원에 다녀왔는데, 처음 왔을때 천식이 약간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집사람이"동진아, 밥 좀먹자. 그래야 약먹고 빨리 낫지."
"이모야, 밥은 못먹을것 같고 현죽(죽가게)은 먹을수 있을것 같아."
그래서 부랴부랴 현죽에 가서 쇠고기 야채죽을 대령했다.
"이거 무슨 죽이에요?" "응, 쇠고기 야채죽."
"난 이거보다 전북죽이 더 좋은데 바꿔주면 안돼요?"
"음식은 바꿔주진 않으니까 이번에는 그냥 이거먹자."
다행히 맛있게 잘먹고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
-몇달전 집사람이 아플때 전복죽을 사주었는데, 양이 많아 애들에게도 조금씩
주었었는데 그맛이 아직도 생각이 난 모양이다.
그리고 그 집에서 젤루 비싼 메뉴임.

오늘도 집사람과 동진이의 팽팽한 신경전은 계속된다.

이    름 :	이모부
날    짜 :	2007-02-14(15:44)
방    문 :	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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